제 5 편 미완의 혁명…….아아 83년,
꼴찌가 프로야구 역사를 정복하……알뻔하다.
어린나이에 인생의 쓴맛을 알아야만 했던 인천소년야구팬들은 82년이후,
인생에 대해 씨니컬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야구를 사랑하되 절때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어른스러움을 강요받았던 소년들이었지만 모든 희망을 다
버린 것은 아니었다. 인천소년들은 소박한 행복이라는 말을 전신으로 느끼고
있었다.
‘탈꼴찌’…… 더 이상은 바라지 않았다. 더 이상 바란다는 것은 프로야구에 대한 모독이었다.
‘지더라도 멋진 경기를 펼치라??’
이런 호강에 받친 소리는 라이온즈팬에게나 어울렸다.우리는 도깨비팀, 컬트야구단,
슈퍼스타즈의 팬이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꿈을 꾸어야만 했다.
‘상대방 귀를 물어뜯더라도 이겨만 다오.’
‘기왕 깨지는거……..귀라도 물어뜯어죠.
하지만 승부에는 독야청청 초연했던 슈퍼스타즈의 플레이는 팬들의 발걸음을
가정으로, 직장으로, 학교로 돌리게 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82년이 지나갔다…….
아픔만 있었던건 아니다. 패배자, 꼴찌의 아픔을 상쇄할만한 것들은 물론 있었다.
세상에 가장 두꺼운 책이었던 표준전과(물론 두번째는 동아전과다) 보다 두꺼운 만!화!책!
보물섬이 탄생한 것이다.
문방구에서부터 보물섬을 품에 안고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걸음으로 집으로 뛰어갔다…….
이히히…이히히
뜨근뜨근한 방바닥에 배를 깔고 보물섬을 보다가 보물섬을 베고 잠이 들었던 행복했던
겨울방학도 끝나고…..개학 날 탐구생활하고 일기 밀린 날짜대로 궁뎅이를 맞고…
앗! 하는 순간 새학기와 함께, 원치않아도 어김없이 새로운 시즌, 83년 시즌이 시작되었다.
라이온즈, 자이언츠, 청룡, 타이거즈 등은 일본에서 선진야구를 체험하며 남쪽에서 따뜻한
동계훈련을 마치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홀로 국내에 남아 비닐하우스에서 동계훈련을
준비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진영감독의 불호령에 맞추어 강훈에 돌입했다.
‘달려라! 달려! 어때…뛰니까… 안춥지?
‘네에…감독님…..꼭 하와이같아요……-_-;
수퍼스타들이 동계훈련비에 들어갈 외화를 아끼는 동안, 인천소년들은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죄수처럼, 준비된 꼴찌, 예정된 바닥 삼미의 처절한 성적을 담담히 기다렸다.
원년 최고의 마운드+타선의 삼성은 최고타자 장효조와 최고투수 김시진이 가세했다.
삼미팬들은 오열했다.
‘걔넨 우리줘야 되는거 아냐?….하나라도 조라!!
투수진때메 버벅이고 우승기회를 숱하게 놓친 라이온즈의 투수왕국시절 82년,
원년 15승이상의 투수는 4명이 었음.
– 베어즈 박철순(24),
– 라이온즈 권영호(15), 이선희(15), 황규봉(15)
– 삼미팀 시즌승수 15승 -_-;
장효조, 김시진 뿐 아니라 82년의 세계야구선수권대회의 영웅들이 팀에 속속복귀하여,
83년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이덕에 삼미도 임호균과 김진우 배터리를 보강하게 되었다.
이제 삼미도 타팀과 겨룰 정도로 강해진 것인가…….로떼에는 최동원+심재원 배터리에 유두열이…….
라이온즈에는 김시진, 장효조가……청룡 에는 김재박, 이해창이…… 베어즈에 쓰리런의 사나이 한대화
제길…..그 정도 보강 안된 팀이 없었다.벌써 현실을 현실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소년들이었다
‘어쨔거나 작년보다 못하겠는가…….’
그래도 걱정이 앞섰다…..그럴지도 모를 수퍼스타즈!였기 때문이었다.버뜨 그러나……….
기적은 원래 세상의 버려진 곳에서 발생하는 법…….가장 아름다운 꽃은 쓰레기더미속에서
핀다고 하지않았던가…..
83년, MBC와의 시범경기에서 정구선-김진우-이영구가 한국최초의 3연속타자 홈런을 기록했던 것이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아픔과 슬픔을 가져야 했던 나의몫이다. 이런 비슷한 기록을 작년에 많이 기록했지만 그건 삼미 투수진이 기록했던 것이었다.
이런 기록은 삼성팀에 의해 인천구장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인데, 믿을 수 없게도 이날의 주인공은
삼미였던 것이다. 청룡 팬들은 경악했지만, 가장 경악한 것은 역시 인천팬들이었다.
‘쟤들 드디어 돌았나봐……….’
그리고……….
일반적인 물리법칙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초인이 홀연히 등장했다.
그 이름…. 철완너구리. 장.명.부.
1983년……..세상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가끔 생기곤 한다.